이전에 현실의 거대한 장벽에 부딫힌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왔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성공이 나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은 결코 어떤 보상이 되어서 돌아오지 않았고, 그 당시 느꼈던 성취감과 만족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결국 난 이상을 쳐다보면서 행복한 꿈을 그려왔지만, 이상은 이상일뿐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치더라도 헤어나갈 수 없는 부분은 언제나 존재하고, 영원히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판단될만큼 우울했다. 그 날 난 일기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인생은 꿈을 꾸면서 희망을 보고 현실을 보면서 악몽을 꾼다.'
그 후 며칠간, 난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세상을 좌지우지 하기엔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이며,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인생은 불행해진다는 이러한 어구를 되뇌이며 난 여전히 인생을 잘 살아오고 있음을 재차 확인한 듯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한 글을 읽었다. 시간관리에 관한 이야기였다. 1 읽지 않아도 난 이미 충분히 시간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출퇴근하며 중국어 공부를 간간히 하는 내 모습을 보았을 땐 충분히 좋아보였으니깐
저 글을 읽고나서 매 시간마다 무엇을 했는지 기록을 하려고 했으나, 번거롭기도 번거로웠고, 내심 스스로가 어떻게 하는지 본능적으로 직감을 했는지 쓰기가 매우 꺼렸다. 그렇게 두달이 흐르고 저번주부터 이번주까지 매 시간마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록을 했다. 단순히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 나열만 하면 됬으니깐 복잡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기록하는 행동을 통해서 내가 달라지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기에 편한 마음으로 기록 할 수 있었다.
어제 일주일동안 무엇을 했는가를 쳐다보았을 땐 적잖게 놀랐다. HSK6급이 끝나고 난 후 비록 망쳤지만 일주일정도의 휴식시간을 갖겠다 생각으로 편한 마음으로 보냈고, 내 일주일 간의 생활은 처참하다 못해 안쓰러웠다.
<27시간, 난 일주일 중 하루를 쉬지않고 게임을 했다.>
난 게임을 매우 적정한 시간만큼 즐기면서 살아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난 일주일동안 한 게임만 27시간을 했다. 밤낮 가리지않고, 기회만 되면, 여유시간이 생길 때마다 난 게임을 했다.
난 이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 매우 부끄럽고 이 글을 올리는 행동이 나를 욕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자기반성을 하고 인정을 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난 어제부로 오랜 기간 정들었던 게임 아이디를 삭제했다.
<한 판할 때마다 30-40분이 소요됬던 게임 아이디 삭제>
삭제를 하면서도 내가 결코 게임을 하지 않고 살 것이라는 것은 알다. 하지만 일주일에 27시간을 할애하면서 하는 게임은 결코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삭제하면서도 언젠간 다시 만들 수 있을거고 조그만한 의지만 있다면 난 바로 저 게임을 다시 시작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친누나에게 부탁을 했다.
"100만원을 이체 할테니, 2018년 2월 28일까지 내가 저 게임을 하지 않는다면 감시 비용으로 10만원을 제한 90만원을 돌려주고, 도중에 한 판이라도 한다면 언제든지 그 돈을 가져"
동기부여를 하기위해선 어린아이처럼 부모님에게 게임을 하지 않을경우 용돈을 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므로, 내 돈을 걸고 동기부여를 했다. 게임을 하게되면서 잃게 되는 그 시간은 결코 돈과 바꿀 수 없기에 강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사실 저 글에서 바라는 의도는 24시간을 전부 기록하여 몰입에 따라 상/중/하로 평가하여 본인의 인생을 좀 더 몰입해서 살자는게 취지다. 하지만 저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난 일주일중 27시간의 게임만큼은 정말 최상의 몰입을 가지고 게임을 했다. 게임을 할 때만큼은 언제나 진지하게 임했고, 스포츠맨쉽을 갖고 게임을 집중했다. 하지만 그 몰입감은 수동적인 몰입감인 만큼 나에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우리가 인생의 장벽에 부딫쳤을 때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봐야한다.
당신은 정말 객관적으로 충분히 노력을 했는가?
당신의 머리가 아닌 데이터가 그 사실을 입증을 하는가?
- http://blog.naver.com/justalive/220891962657 [본문으로]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동성 옌타이, 칭다오 여행#2 옌타이 구경 (0) | 2017.10.09 |
---|---|
[2017.09.30 - 2017.10.08] 산동성 옌타이, 칭다오 여행#1 간략일지 (0) | 2017.10.08 |
[2017.09.03] Canon EOS 750D 구매 (0) | 2017.09.03 |
[2017.08.28] 바르게 살기 위한 나의 원칙 (0) | 2017.08.29 |
[2017.08.03 - 2017.08.07] 상해, 우시에서 바캉스 (0) | 2017.08.08 |